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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Life)

[펌기사]조폭이 세뱃돈을..

일본에 야쿠자들에 대한 정보가 이렇듯 공공연하게 나타나는게 신기하다.

그렇다면 야쿠자들은 사이트도 운영하고 있지 않을까?

아래는 관련기사의 전문이다.



시민 총격 사건에 日 조폭추방 운동 확산
"방 빼라" 퇴거 소송 줄 잇고 언론도 합세

일본 최대 조직폭력단인 야마구치구미(山口組)가 지난 연말 본부가 있는 고베(神戶)시에서 떡방아대회를 열고 동네 어린이들에게 총 2억3000만원으로 추정되는 세뱃돈을 뿌렸다. 본지 12월 31일자 A18면

일본 경찰은 야마구치구미의 이번 행사를 주민들의 환심을 사기 위한 이벤트로 판단하고 있다. 왜 무시무시한 일본 야쿠자들이 동네 주민들 눈치나 살펴야 하는 처지에 몰린 것일까?


2007년 11월 8일 오전 7시 사가(佐賀)현 다케오(武雄)시의 한 정형외과 병원 2층에서 총성이 울렸다. 조직폭력단 도진카이(道仁會) 조직원(61)이 난입해 34세 환자에게 총질한 것이다. 환자는 즉사했다.

숨진 피해자는 럭비를 하다 다리를 다쳐 입원 치료 중이던, 판금업을 하는 보통 시민이었다. 도진카이 조직원은 자기 보스를 살해한 범인이 퇴원한 것도 모르고 그가 머물던 병실에 쳐들어와 일반 시민에게 권총을 쏜 것이다.

"불안해 못 살겠다!"

이 사건이 양처럼 순하던 주민들의 가슴에 불을 질렀다. 총질을 하려면 너희끼리 하지 왜 아무 데서나 설치느냐는 분노였다. 후쿠오카(福岡)현 구루메(久留米)시 주민들이 들고 일어났다. 도진카이의 중앙본부가 있던 지역이다.

주민 600여명이 이듬해 8월 후쿠오카 지방법원에 본부 건물에서 조폭의 퇴거를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조폭 본부가 동네 한복판에 있어서 인간이 평안한 생활을 할 권리인 '인격권'을 침해당했다는 것이다.

주민들이 조폭에 대항해 소송을 낸 것은 사상 처음 있는 일이었다. 그것도 조폭 중에서도 특히 잔인하기로 유명한 조폭이었다. 일본 언론이 응원했다. 아사히(朝日)신문은 주민들의 용기를 칭찬하는 사설까지 게재했다.

법원도 주민 편에 섰다. 조폭이 본부 사무실 사용하는 것을 금지하는 가처분 결정을 내린 것이다. 방을 뺄 수밖에 없었다. 힘 없는 주민들이지만 "법대로 하자"며 대드는 데에는 조폭도 속수무책이었다.

도진카이와 살육전을 벌이던 상대 조폭도 똑같은 데미지를 입었다. 도진카이에서 뛰쳐나온 계파들이 뭉쳐 결성한 규슈세도카이(九州誠道會)의 나가이시구미(永石組) 사무실이 주민들의 다음 공격 대상이었다.

사무실이 있던 나가사키(長崎)현 사세보(佐世保)시 주민들이 같은 취지로 사용 금지 가처분 소송을 냈다. 우리 동네 건물에서 ▲조폭의 정례 모임과 의식 금지 ▲조폭 구성원의 출입 금지 ▲조폭을 상징하는 문장(紋章)과 문자, 간판등의 설치 금지 등 11개 사항을 법원에 요청한 것이다.

작년 11월 법원의 결정 역시 주민 손을 들어주는 것이었다. 여기에 더해 구체적인 폭력 사건이 발생하지 않아도 조폭의 사무실 건물을 법원 관리 밑에 둠으로써 조폭들의 출입을 아예 막는 '집행관 보관'까지 인정했다.

이런 결정대로라면 조폭 본부와 사무실, 지부가 있는 지역에서 주민들이 들고일어나면 조폭은 방을 빼야 한다. 주민들이 일어서자 지방의회도 거들고 나섰다. 작년 10월 후쿠오카현 의회는 '폭력단배제(排除)조례'를 만들었다.

조폭에게 돈을 주는 기업을 처벌하고, '미가지메료(신변을 보호해 준다는 명목으로 조폭에게 주는 돈)' 제공 등 조폭에 이익을 주거나 조폭이 사무실로 사용하는 것을 알면서 토지와 건물을 양도하는 행위를 제한하는 내용이다.

주민이 조폭을 몰아내는 운동은 전국으로 확산됐다. 작년 8월엔 고지(高知)현 고지시 주민들이 일어났다. 한 주택 소유자가 야마구치구미 계열의 중간 보스에게 집을 빌려주는 임대 계약을 맺자 주민들이 서명 운동을 벌인 것이다.

계약을 맺은 집은 초등학교에서 100m 떨어진 통학로에 있었다. 주민들 9000여명이 서명했다. 주민들이 목소리를 높이자 결국 지난 11월 집 소유자와 조폭은 임대차 계약을 해지했다.

작년 11월 25일 도쿄에서 열린 전국폭력추방운동 중앙대회에선 후쿠시마(福島)현 이와키시의 '유다이도(湯臺堂) 폭력단추방주민회의'가 경찰의 표창을 받았다. 2006년 설립된 주민회의는 폭력단 추방 결의 서명, 선전 간판 설치 활동으로 2008년 4월 말 동네에서 조폭을 일소한 바 있다.

일본 경찰은 폭력단 추방 결의대회, 지방의회의 조례 제정 등을 유도해 이 같은 움직임을 전국적으로 확산시킬 계획이다. 각 지역 경찰서 중에는 올해를 '조폭 추방 원년(元年)'으로 삼겠다는 경찰서도 등장하고 있다.

동네 어린이들에게 세뱃돈을 뿌린 야마구치구미는 조직원 3만9000명을 거느린 일본 최대 조폭이다. 일본 조폭의 절반에 가깝다. 1915년에 고베항 노동자들에 의해 결성돼 5년 후 결성 100년을 맞는다.

6대 조장(組長·보스)인 쓰카사 시노부(司忍)는 2006년 6년 형을 선고받고 현재 후추(府中)형무소에 수감 중이다. 일본 경찰은 2012년 보스 출감과 더불어 100년을 맞는 2015년까지 야마구치구미가 대대적인 조직 확대를 시도할 것으로 보고 있다.

조직을 확대하려면 본부도 확대해야 한다. 조폭 추방 분위기로 인해 주민들의 환심을 사두지 않으면 조직 확대가 불가능한 환경이 조성되고 있는 것이다.